드럼 마이크는 2대부터 수없이 많이 들어갈 수 있다.

교회에서 사용하는 드럼 마이크는 현재 AUDIX DP7, FP7 두 모델이 있는데 이 모델들은 모두 교회 예산으로 구매되었다.

가격이 높은 DP7은 본당에서, 가격이 낮은 FP7은 청년부실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이 MICSET이 소리 성향이 생각보다 차이가 난다.

DP7은 높은 해상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오버헤드는 충분히 맑은소리, TOM 마이크는 두껍지 않으면서도 해상도가 높은 소리를 내준다. 타격점을 위해 더 GATE를 걸어 사용하고 있다. 그 외에 드러머의 요청으로 추가 마이크로 SM57을 두 대 더 사용 중이다. 소리 성향이야 너무 유명한 마이크이기 때문에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으리라고 본다. 이 마이크들의 조합을 원통형 드럼부스에서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세팅을 해야 하는데, 여러 가지 사정상 아쉬운 부분이 있다. 현재로서는 EFNOTE5(전자드럼)이 가장 좋은 선택지가 아닐까 싶다.

전자드럼의 장점은 소리 밸런스 조절이 쉽다는 것과 유지 보수가 쉽다는 점, 그리고 육중한 드럼 부스가 사라지고 적당한 크기의 드럼이 예쁘게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좋은 소리를 내주는 전자드럼을 만나기 위해서는 그만한 돈을 써야 하는데, 교회 재정은 언제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바로 구매하지 못하는 점이 매우 안타깝다. 이번에 드러머가 윈드 차임까지 가져온다고 하기에 마이크와 채널을 더 추가해야 하는 상황인지라 더욱 분발해 본당 소리를 잡아야 한다. 소리를 만진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내 뜻대로 움직이는 일이다. 엔지니어들의 노고와 수고를 함께 공감하며 포스팅을 쓰게 된다.

청년부실에 있는 드럼도 마찬가지로 어쿠스틱 드럼으로, 마이크는 저렴한 오딕스FP7을 쓰고 있다. AUDIX 마이크의 성향을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생각한 것보다 소리가 아쉽다는 느낌이 있다. 더 문제인 것은, 그 아쉬운 소리마저도 온라인 예배 송출용으로만 사용하지, 내부에서 스피커 출력용으로는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청년부 예배실에 언젠가는 드럼 부스가 설치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산 마이크인데, 어쩌면 드럼부스를 치우고 전자드럼을 먼저 놓게 될지도 모르겠다.

전자드럼을 고민하게 된 계기가 있다. 다른 부서보다 좁은 공간에서 예배드리는 부서에서 요청이 왔다. 어쿠스틱 드럼이 남는 게 있냐는 연락이었다. 마침 한 드럼이 분해되어 쌓여 있기에 적당한 카펫을 구해서 설치해줬고, 바로 그다음 주에 연락이 다시 왔다. 소리가 너무 커서 도저히 드럼 연주를 할 수 없다는 연락이었다. 사람이 60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었는데 어쿠스틱 드럼은 그 공간에서는 너무나도 소리가 커 다른 악기들과 목소리까지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노래하고 싶은 열망은 크지만 위한 어쿠스틱 드럼이 그 노래를 도리어 방해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고민하던 찰나에 어떤 분이 전자드럼을 추천해주셨고, 여러 방면으로 알아봐 Roland 사의 전자드럼을 구매해 설치하게 되었다. Mixer와 연결해 합주했고, 연습 때부터 본 공연까지 마친 관계자들에게 찬사가 쏟아졌다. 전자드럼 소리가 드럼 소리와는 아주 다르지만 연주할 때의 그 편리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이후 새롭게 나오는 전자 드럼들을 보며 앞으로의 시장이 전자드럼이 주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더랬다. 

드럼 마이크 세트는 기본적으로 6~7개의 마이크가 들어있다. 드럼 Kick, High Tom, Mid Tom, Low Tom, Snare, Overhead L, Overhead R이 한 세트이다. 이 마이크들은 각각의 성향을 가지고 드럼 각 부위에서 할 일을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형교회부터 점점 전자드럼을 들여오고 있다. 위에 적어놓은 이점들이 가격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교회 특성상 드럼을 한명이 치지 않고, 관리자도 별도로 없다. 다양한 사람의 힘과 스킬을 받아내는 드럼은 쉽게 망가지고 있으며, 관리자의 부재는 그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든다.

교회는 드럼 소리가 들린 지 오랜 기간이 되지 않았다. 어쩌면 아직도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익숙하지 않을 드럼이 벌써 모습을 바꾸고 있다. 시대의 흐름과 진화에 따라 음악이 변하고 있고, 음악이 변하는 만큼 드럼도 변하고 있다. 전자드럼의 고무패드는 Mesh 소재로 바뀌어 어쿠스틱 드럼과 비슷한 느낌을 내고, 소리도 예전처럼 장난감 소리가 나지 않는다. 우리 귀뿐만 아니라 일반인 귀에도 전자드럼과 어쿠스틱 드럼은 확실한 소리 차이가 있지만, 아무렴 어떠한가? 그보다 더 중요한 게 많은 것을.

여담으로 1,000만원의 전자드럼 소리는 200만원의 어쿠스틱 드럼 소리보다 좋지 않다고 한다. 좋은 소리보다 좋은 관리를 위해, 좋은 스킬보다 좋은 합주를 위해 오늘도 어떤 교회는 전자드럼을 알아보고 있다.

우리 교회에 있는 드럼 마이크는 언젠가 뿔뿔이 흩어질 것이다. Overhead L, Overhead R 마이크는 오케스트레이션을 위해, Kick 마이크는 첼로나 콘트라베이스를 위해, High Tom, Mid Tom, Low Tom 마이크는 해당 음역에 맞는 악기를 위해 태어난 목적과 다르게 쓰여야 할지도 모른다. 언젠가를 대비해 마이크의 특성을 파악하는 일도 함께하고 있다.

좋은 소리를 만드는 일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지만,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우리도 발전해야 함이 당연하지만, 요즘은 발전이 아닌 대체의 느낌이 들기도 한다. 더 관리하기가 편하고, 더 쉽게 다룰 수 있는 것들이 우리 곁에 많아지면서 더 전문적이고 더 멋있었던 그 모습이 조금씩 사라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결국 변화는 이뤄지겠지만 드럼이 교회에 들어오는 과정부터 변화하는 과정까지 모두 겪고 있다 보니 마음이 싱숭생숭 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여태까지 교회에서 좋은 소리를 내주고 있는 마이크들에 감사한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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